

[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선수들을 보호해줘야 할 협회는 오히려 빠르게 인정했다.
영국 '더 선'은 14일(한국시간) "손흥민은 아시안컵 탈락을 앞두고 팀 동료와 몸싸움을 벌여 손가락이 탈구됐다"라면서 "선수단의 젊은 선수 중 일부가 탁구를 치기 위해 저녁을 빨리 먹었다. 그러나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은 선수들이 팀 결속 시간에 일찍 떠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손흥민이 문제 삼은 후배 중 파리 생제르맹(PSG) 에이스 이강인도 있었다. 말다툼 이후 손흥민은 손가락 탈구를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어디서부터 소란이 일어났다. 어린 선수들 중 몇몇은 아주 빠르게 식사를 하고 나머지 선수단은 탁구를 하러 떠났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손흥민은 자신을 향한 무례한 말을 듣자 다시 와서 앉으라고 지시했다. 몇 초 사이 선수들이 식당에 쏟아져 들어왔고, 서로 싸웠다. 손흥민은 모두를 진정시키려다 손가락을 심하게 다쳤다"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KFA)도 이를 인정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일부는 사실이다. 요르단전 준결승 전날 손흥민이 탁구를 치러 가는 선수들을 보며 ‘경기 전날인데 자중하자’라고 했다. 그 과정에서 언쟁, 마찰이 벌어졌고 이야기가 나오는 일이 벌어졌다. 젊은 선수들과 마찰이었다”고 전했다.
하나의 목표를 갖고, 대회를 치러도 모자랄 판에 선수단 간의 불화가 있었다는 점은 비판 받아야 마땅한 일이다. 다만 선수들의 싸움과 별개로 해당 소식이 전해진 시점을 주목해야 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7일 요르단에 0-2로 졸전 속에 패하며 아시안컵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후 지난 7일간의 시선은 클린스만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게 향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무전술, 무능력, 경기력 등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이와 동시에 클린스만 감독을 독단적으로 선임한 정몽규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이런 상황에 클린스만 감독이 출국했다. 지난 8일 귀국 인터뷰 당시 클린스만 감독은 "다음 주쯤 출국을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고작 이틀 만에 한국을 떴다. 8일 늦은 저녁 입국해 9일 하루 휴식을 취하고 10일에 떠났다.
정몽규 회장 역시 8강 호주전 이후 자취를 감췄다. 심지어 제5차 임원회의에 불참을 통보하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해당 자리는 아시안컵에 대한 전반적인 리뷰와 클린스만 감독 경질 여론에 대한 의견을 듣는 자리였지만, 정작 협회 수장은 자리를 비웠다.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여부에 대해 논의할 '2024년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를 앞두고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 사실이 전해졌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오전 11시 서울시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2024년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를 개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 사실로 시선을 돌리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동안 협회는 선수단 내 갈등에 대해 이렇게 구체적으로 인정을 한 경우가 없었다. 반면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 소식에 대해 협회는 시선을 돌릴 수 있는 기회로 삼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