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조정현 기자 = 호주 브리즈번의 한 공원에서 9개월 된 갓난아기에게 뜨거운 커피를 퍼붓고 도주했던 남성의 신원이 밝혀졌다.

지난 8월 27일 유모차에 탄 9개월 된 아기 ‘루카’는 가족과 함께 브리즈번의 한 공원을 산책하다가 변을 당했다. 처음 보는 한 남성이 갑자기 이 아기에게 뜨거운 커피를 쏟아붓고는 도망친 것이다.

놀란 가족은 루카를 급히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루카는 얼굴과 목, 가슴, 등, 팔, 다리 등 온몸에 심각한 화상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브리즈번 경찰은 CCTV를 통해 동양인 외모의 한 용의자를 특정했으나 자세한 사항은 공개하지 않아 루카의 가족과 대중들은 답답함을 호소해왔다.

하지만 이 동양인 남성 용의자의 신원은 중국의 한 매체에 의해 밝혀졌다. 이 중국 매체는 그가 저장성 항저우 출신의 중국인이라고 보도했다. 또 다른 중국 매체는 이 남성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페이스북 계정을 발견했고 이름은 ‘황웨’라고 밝혔다. 호주에서 그를 직접 봤다는 다른 중국인들로부터 그가 2019년 여행비자로 처음 호주에 들어왔고 육류공장에서 일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하지만 이 중국인 용의자는 사건 발생 6일이 지난 후 시드니 공항을 통해 해외로 도망 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그의 신상정보를 파악하기 불과 12시간 전이었다. 사건 당시 용의자 체포 수사를 담당했던 폴 달튼 형사는 용의자의 이름을 확인했을 때 정말 기뻤지만 곧 바로 그가 호주에서 이미 출국해 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엄청난 좌절감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용의자로 지목된 중국인 '황웨'
용의자로 지목된 중국인 '황웨'

영국 데일리메일은 중국에 14년 거주한 경험이 있는 중국 전문가 윌 스테르젤(Will Sterzel)이 이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스테르젤은 “그 용의자는 호주 정부로부터 자신의 비자 연장 신청이 거부되자 여타 중국인들이 하는 것처럼 사회에 대한 복수로 갓난아이를 공격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어린이 공격은 중국에서는 오래전부터 발생해 왔으며, 올해에만 두 건의 유사 사건이 있었고, 10월 초에는 한 중국 남성이 취리히에서 학교 어린이들을 칼로 공격한 사건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현상이 중국 공산당의 지배 아래에서 살기 힘든 생활에 대한 깊은 분노와 좌절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국가에는 불행에 처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만, 중국에서는 경찰이나 정부의 복지, 정신건강 관리, 자선단체 같은 지원 시스템이 사실상 없다"고 스테르젤은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는 어려움에 처했들 때 정부는 도와주지 않으며, 사회적 프로그램도 없고 가족이 지원해주지 않으면 끝장"이라며 "특히 정신 건강 문제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나 제도는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인들은 극도로 절망할 때 정부를 비난하거나 파업, 시위, 청원 등도 할 수 없고, 의지할 곳도 없기 때문에 자신의 분노를 표출할 곳은 자신의 주변과 이웃 밖에 없다는 것이 스테르젤의 설명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아이들이 사회에서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존재이기 때문에 공격 대상이 되기 쉽다고 말했다.

스테르젤은 이러한 '사회에 대한 복수' 공격이 중국의 문화적 전통은 아니며, 대만이나 싱가포르 같은 중국인 다수 국가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문제는 중국 내에서 계속 커지고 있으며, 안타깝게도 해외로도 확산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현재 루카는 병원에서 여러 차례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루카의 어머니는 “병원에 입원해 여러 차례 수술을 받은 뒤 약 한 달 만인 지난 9월 26일, 아이가 집으로 돌아와 처음으로 목욕을 했다”면서 “그 용의자가 반드시 잡혀서 처벌 받기 원하고, 이 끔찍한 사건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제 10개월 된 루카는 가슴, 목, 얼굴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으며, 여러 차례의 수술을 받아야 했다.
이제 10개월 된 루카는 가슴, 목, 얼굴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으며, 여러 차례의 수술을 받아야 했다.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