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지동원(22, 선덜랜드)의 아우크스부르크(독일)로 이적이 물거품 되기 직전이다. 출전 기회가 보장된 팀으로 이적하려는 지동원의 선택 폭이 좁아지고 있다.
아우크스부르크 슈테판 로이터 단장은 22일(한국시간) 독일 지역신문인 아우크스부르크 알게마이네와의 인터뷰에서 “선덜랜드가 요구하는 이적료가 너무 높다. 그 금액에 지동원을 데려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체념한 모습이었다.
선덜랜드가 요구한 지동원의 이적료는 250만파운드(약 43억원)다. 계약 기간 1년 남은 상황에서 확실한 이적료를 챙기려는 선덜랜드의 의지가 어느 정도 드러난 셈이다. 이는 지동원의 새 둥지를 찾는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동원은 지난 시즌 후반기 5골을 기록하며, 아우크스부르크를 2부 리그 강등에서 구해냈다. 아우크스부르크 입장에서 당연히 지동원의 완전 영입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2년 연속 힘겨운 강등권 탈출 싸움을 할 정도로 재정이 풍족하지 못하다. 구자철(24, 볼프스부르크)과 지동원이 최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뛸 수 있었던 것도 임대 신분으로 들어왔기에 가능했다. 선덜랜드가 제시한 이적료는 하위권인 아우크스부르크에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지동원으로서 난감한 입장일 것이다. 한동안 뜨거웠던 지난해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팀 도르트문트로의 이적설도 쏙 들어간 상태다. 확실한 출전 보장이 되었던 아우크스부르크 이적도 성사 실패로 인해 선덜랜드 잔류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최근 지동원은 선덜랜드 훈련 캠프에 참가해 지난 11일 열린 친선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현재 홍콩에서 벌어지는 ‘바클레이 아시아 트로피’에 참가하기 위한 선덜랜드의 아시아투어 명단에 올랐다. 지난 시즌 재기를 바탕으로 선덜랜드에서 다시 한 번 도약을 노리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럼에도 상황은 그리 밝지는 않다. 스티븐 플레쳐, 조지 알티도어, 코너 위컴 등 강력한 경쟁자들은 팀에 잔류해 있다. 선발로 꾸준히 뛰기 위해서는 이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 최근 프리 시즌에서 좋은 모습과 경쟁자 중 한 명인 대니 그래엄이 헐 시티로 1년 임대 간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지동원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출전을 꿈꾸고 있다. 월드컵 본선 엔트리 포함과 맹활약을 위해서는 소속팀에서 꾸준한 경기 출전이 필요하다. 1년 내내 실전 경험 부족으로 경기력이 떨어진다면, 본인은 물론 대표팀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강력한 경쟁자들 속에서 지동원의 꾸준한 선발 출장은 결코 쉽지 않다.
여름 이적 종료시장인 8월 31일까지 시간은 많다. 그러나 미완의 대기인 지동원의 입지와 높은 이적료, 계속되는 이적 실패로 인해 초조함이 생길 수 있다. 이적에 실패하더라도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선수는 뛰어야 돋보이고, 실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이적 실패에 고민만 깊어지는 지동원의 선택이 어느 곳으로 향할 지 주목된다.
한재현 기자
사진=BP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