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호진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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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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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신동훈 기자] “주연만큼 빛나는 조연이 되겠습니다.” 월드컵을 향한 김호진의 각오와 의지, 그리고 삶의 태도는 이 한 마디에 담겨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8일 2025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출전할 남자 청소년 대표팀 최종명단을 확정했다. 이창원 감독이 이끌고 있는 U-20 대표팀은 지난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아시안컵, 소집 훈련, 해외 친선 경기 활약을 기준으로 21명 명단을 뽑았다.

김호진이 대학 선수 중 유일하게 뽑혔다. K리그 1, 2에서 22세 이하(U-22) 룰에 적용돼 핵심으로 뛰는 프로 선수들이 대다수인데 김호진은 용인대 대학생이다. 김호진은 2005년생으로 꾸준히 U-20 대표팀에 선발됐다. 지난 아시안컵에서도 맹활약을 하면서 4강행을 이끌어 U-20 월드컵 본선 티켓을 안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대학 무대에서 뛰고 있지만 U-20 대표팀 스태프들은 꾸준히 관찰을 했다. 김호진은 용인대에서 단연 핵심으로 미드필더, 수비수를 오가는 멀티성과 높은 경기 템포를 견디는 압박 능력을 갖춰 계속 눈에 들었다. 최종 소집에도 이름을 올렸던 김호진은 U-20 월드컵 최종명단에 합류해 칠레행 비행기를 탄다.

사진=김호진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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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과 전화 인터뷰에 응한 김호진은 “최종 소집 때 쉽지 않았다. 체력적인 부분을 많이 요했고 수준 높은 친구들과 같이 뛰고 경쟁했다.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잘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결국 이겨내 발탁이 됐다. 이창원 감독님, 그리고 용인대 박준홍 감독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김호진이 뽑히면서 대학 무대에 대한 관심도 올라갔다. 최근 고등학교에서 프로로 넘어가는 선수들이 대다수인 상황에서 대학 무대는 관심이 적어졌다. 김호진이 유일한 대학 선수인 것도 시사하는 바가 있었다. 김호진은 “대학 선수라는 편견을 깨겠다”고 당당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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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 대학 선수다. 대학 선수로서 자부심을 갖고 잘 준비해 월드컵을 잘 준비하겠다. 대학 축구를 보는 분들에게 내가 뽑힌 건 메시지가 됐다고 생각한다. 대학교에서 정말 많이 성장했다. 바로 프로에 가지 않고 대학 무대에서 뛰어도 충분히 경쟁력 있고 더 발전할 수 있다는 걸 말하고 싶다. 일부 팬들은 왜 프로 선수가 아니라 대학 선수가 뽑혔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는데 내가 의문을 풀도록 하겠다”고 하며 자신감을 밝혔다.

김호진은 계속 “명단이 21명밖에 되지 않는다. 멀티성 있는 자원이 경쟁력이 있을 텐데 난 수비수, 미드필더 모두 가능하다. 이창원 감독님이 계속 투지를 강조하셨는데 내 장점이기도 하다. 그래서 뽑힌 거라고 생각은 된다. 소집 전부터 피지컬 코치님이 부상 여부, 컨디션 상황에 대해 계속 체크를 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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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스페인, 이집트 친선 대회에서 미국, 브라질 같은 강팀들을 상대로 뛰면서 많이 배웠다. 압박, 속도, 디테일한 부분에 대해서 많이 느꼈다. 내 스스로 많이 성장을 했다. 대학 선수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다. 자신이 있다. 이번 월드컵은 내 인생 터닝 포인트가 될 대회다. 해외, 국내 많은 구단들이 지켜볼 것이다. 아직 취업을 못한 내게는 큰 기회다. 더 높은 곳으로 가겠다. 그렇다고 해서 우쭐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난 아직 대학생이고 대학교로 돌아가면 학생이다. 안주는 하지 않아도 계속 겸손하게 노력할 것이다”고 성숙한 답변을 내놓았다.

롤모델을 말하며 자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호진은 “용인대에선 미드필더로 뛴다. 좌우 전환 패스를 넣고 상대 공격을 끊은 뒤 바로 공격 쪽에 연결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대표팀엔 센터백으로 뛴다. 안정적 빌드업, 강하게 상대를 누르는 걸 잘하려고 한다. 5백에서 중앙 센터백을 맡기도 했는데 이 자리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고 했다.

“롤모델은 박지성 선수다. 공을 빼앗겼어도 다시 공을 빼앗는 투지와 집념을 갖춘 박지성 선수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 FC안양의 김정현 선수 같은 스타일도 굉장히 좋아한다. 안양에서 김정현 선수가 뛰는 경기를 다 찾아본다. 내가 정말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주목받지 않는 포지션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화려하게 골을 넣고 패스를 하는 건 아니어도 주연만큼 빛나는 조연으로서 궂은 일을 다하는 역할이다.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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