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A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페루전 명단 발표와 함께 선발 원칙을 명확히 하며,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확실하게 심어줬다. K리그에서 활약의 가치를 높인 것이다.

홍명보 감독은 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페루와의 친선전(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 나설 20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지난 7월에 열린 동아시안컵과 마찬가지로 K리그와 일본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 위주로 선발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K리그에서 맹활약했던 선수들을 선발한 점이다. 최근 소속팀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득점포를 터트리고 있는 조찬호(27, 포항)와 임상협(25, 부산), 울산의 상승세에 커다란 방패가 된 골키퍼 김승규(23)를 기용했다. 동아시안컵에서 출전했던 하대성(28)과 윤일록(21, 이상 서울), 이승기(25, 전북), 이명주(23, 포항) 등도 소속팀에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다시 받을 수 있었다.

홍명보 감독은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K리그에서 맹활약을 강조하며, 선수 선발도 이러한 원칙으로 이뤄졌음을 밝혔다. 그는 “이번 페루전을 대비해서 20명의 선수를 선발했다. K리그에서 잘하고 있는 선수를 대상으로 뽑았다”고 설명한 데 이어 “이번에 제외된 선수들은 실망할 이유가 없고,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리그에서 활약 여부에 따라 재발탁 여부를 기준으로 삼았다.

이번에 선발된 조찬호와 임상협, 김승규 등은 소속팀에서의 활약으로 큰 선물을 받게 된 것이다. 선수들에게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것은 커다란 꿈이다. 다음해에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므로 선수들에게 커다란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은 이들의 가치를 알아주고, 기회를 줬다. 세 선수뿐 만 아니라 현재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은 더욱 희망을 품고 뛸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의 이번 발언 배경은 공정한 선수 선발과 함께 선수들의 동기 부여 측면에서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A대표팀 전력의 반은 유럽파가 차지하고 있지만, 혹시 모를 이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국내파 선수들의 활약도 무시할 수 없다. 대표팀 내에서 선의의 경쟁 구도를 만드는 것도 국내파의 역할이 필요하다. 홍명보 감독은 K리그에서 활약을 기준으로 삼아 선수들이 대표팀에 들어오고 싶은 열망을 일으키려 하는 것이다.

또한 소속팀에서 입지가 불안한 일부 유럽파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이전까지 유럽파들이 소속팀에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더라도 대표팀에 뽑히는 경우가 있었다. 경기 감각을 잃은 일부 유럽파들로 인해 유기적인 플레이와 조직적인 면에서 허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나의 팀을 강조하는 홍명보 감독의 성향상 유럽파들도 언제든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 여러 논란에도 품에 안았던 박주영(28, 아스널)에게도 예외가 될 수 없다.

홍명보 감독의 K리거 기용이 힘을 받기 위해서는 이번 페루전에서 국내파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이들이 소속팀에 활약을 대표팀에서 이어가 홍명보 감독의 믿음에 보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또한 홍명보 감독 선수 선발의 가치가 옳다는 것을 증명해 줄 필요도 있다.

신문로=한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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