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홍명보호 2기에 승선한 김승규(24, 울산)가 대표팀 수문장 자리를 놓고 정성룡(수원)의 아성에 도전한다.
홍명보 감독은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페루와의 평가전에 나설 20명의 A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2013 동아시안컵에 참가했던 홍명보호 1기에 비해 전체적인 변동이 큰 가운데 골키퍼 자리에는 '터줏대감' 정성룡과 함께 김승규가 새롭게 선발돼 경쟁을 예고했다.
대표팀 골키퍼는 수비 조직력과 안정감 문제를 이유로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 현재 대표팀의 No.1 골키퍼는 정성룡이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부터 줄곧 대표팀의 골문을 지켰다. 최강희호에서 홍명보호로 대표팀 간판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그의 입지는 견고하다. 동아시안컵 무대에서도 정성룡은 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이렇다 보니 주전 경쟁의 치열함을 더하고 있는 타 포지션과는 달리 골키퍼 경쟁이 맥이 빠지는 게 사실이다. 김승규가 등장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승규는 K리그 클래식 14개 구단 주전 골키퍼 중에서 가장 실점률(18경기 14실점, 경기당 0.78실점)이 낮다. 한때 대표팀 No.2 골키퍼였던 김영광이 부상에서 회복했지만 울산에서 벤치를 지키고 있을 정도로 활약이 눈부시다.
반면 정성룡은 올 시즌 19경기에서 23실점을 허용했다. 경기당 1.21골을 내줬다. 기록지에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지만 김승규는 기본기뿐만 아니라 페널티킥 상황에서 정성룡과 차별되는 강점이 있기에 충분히 메리트가 있다. 김승규는 2011년 플레이오프에서 승부차기와 페널티킥 상황에서 신들린 선방을 선보이며 축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바 있다.
최근 K리그 클래식에서 활약이 주춤하지만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정성룡과 비록 경험이 적지만 젊음과 패기로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는 김승규의 선의의 경쟁이 뜨거워질수록 홍명보호의 골문은 더욱 단단해진다. 오른쪽 손목 수술의 여파로 2012 런던 올림픽 무대에서 서지 못했던 김승규의 입장에선 자신감과 자존심을 동시에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경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