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박윤서 기자(상암)] 월드컵 포트가 큰 의미가 없어 보일 정도의 경기력이었다. 승리는 가져왔지만 세부 내용은 전혀 만족스럽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1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가나에 1-0으로 승리했다.

가나에 승리하면서 홍명보호는 사상 첫 월드컵 포트2를 확정했다. 아직 11월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랭킹이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실시간으로 랭킹을 집계하는 ‘풋볼 랭킹’에 따르면 한국은 볼리비아-가나 2연전 승리를 통해 4.11포인트 상승을 이뤄 22위(1598.03포인트)를 유지했다. 23위 오스트리아와(1590.76포인트)의 격차가 크기에 월드컵 포트2 포함은 확정됐다.

월드컵 포트2 확정과 2승이라는 결과를 챙긴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세부 내용을 들여다본다면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먼저 볼리비아전. 홍명보 감독은 오랜만에 ‘플랜A’ 포백을 꺼냈다. 손흥민을 원톱으로 기용했고 좌우 윙어를 황희찬과 이강인으로 내세우는 등 최정예 공격진을 가동했다. 하지만 황희찬과 이강인의 측면 공격은 상대의 집중 견제에 막히면서 큰 효과가 없었고 손흥민도 수비 뒷공간 침투를 노렸으나 알맞은 패스가 오지 않았다. 김진규와 원두재 중원은 패스와 볼 터치에서 실수를 범하면서 턴오버를 기록하는 장면이 더러 있었다.

후반전에 들어서 손흥민의 다이렉트 프리킥 골로 흐름을 가져왔고 기세를 이어가 조규성 쐐기골까지 터지면서 승리를 따냈지만, 분명히 전반전 경기력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가나전은 더욱 처참했다. 홍명보 감독은 다시 쓰리백으로 돌아왔다. 역시나 전반전은 답답했는데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중원이다. 권혁규와 옌스가 선발로 나섰지만 전진 패스는 고사하고 볼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가나가 중원을 두텁게 형성하니 한국은 측면으로 볼을 돌릴 뿐 전혀 전진하지 못했다. 좌우 윙백 이태석과 설영우가 높이 올라가 볼을 받아주었지만 그게 다였다. 다시 패스를 뒤로 돌리는 바람에 측면 공격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그저 중원과 하프 스페이스 활용을 전혀 못하는 ‘U자 빌드업’만 반복됐다. 그저 윙백을 높이 올려서 측면에 박아두기만 하니 공격 활용에 큰 힘이 되지 못했고 수비 뒷공간만 노출했다.

볼이 전방으로 투입이 되지 않자 이강인이 낮은 위치까지 내려가 좌우 전환 패스를 뿌려주는 등 노력했다. 후반전 들어서 중원 조합이 바뀌고 이강인의 날카로운 크로스 덕에 이태석의 선제골이 나왔는데,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한국은 이제 가나의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에 당했다. 술래마나 중심으로 가나는 한국 페널티 박스 앞까지 전진했다. 짧은 패스를 주고 받으며 슈팅 찬스를 만들어냈다. 가나는 두 번이나 골망을 흔들었지만 모두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지난 볼리비아전이 끝나고 홍명보 감독은 전반전 45분 동안 공격 패턴이 부족했는데 어떻게 개선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원론적으로 답변했다. "그 부분은 우리가 계속 노력해야죠"라고 하더니 "더 노력해야 하고 그동안 해왔던 방법과 다른 형태의 포메이션이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부족함이 있었다. 우리가 계속 노력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어떻게를 물었는데 그저 노력하겠다는 답변이 왔다. 이후 치러진 가나전. 진정으로 노력한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드는 전반전 경기력이었다. 전반전 의미없이 볼만 돌리다가 소유권을 잃는 경우가 많았고 그 결과 슈팅은 1개였다. 그마저도 코너킥 상황에서 권혁규의 헤더. 오픈 플레이에서 슈팅까지 마무리짓고 내려온 공격 장면은 단 하나도 없었다는 이야기다.

이런 경기력이라면 월드컵 포트2도 큰 의미가 없다. 부상 병동으로 주축 선수들이 모두 빠졌고 거의 2군으로 출전한 FIFA 랭킹 73위 가나를 상대로도 이렇게 고전한다면 월드컵 본선에 가서도 크게 다를 건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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