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기성용(24, 스완지 시티)의 이번 여름은 더운 것이 아닌 추웠다. 그런 상황에서 홍명보 감독은 경고 아닌 믿음으로 따뜻하게 감싸 안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9월 6일 아이티(인천축구전용구장)와 10일 크로아티아(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홍명보 감독은 이에 앞서 27일 2차례 평가전에 나설 25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명단 발표에서 기성용의 이름은 어디에도 없었다. 최근 SNS(소셜네트워크)에서 최강희 전 감독에 대한 비난으로 논란을 빚었고, 소속팀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명단 발표 결과만 봤을 때 홍명보 감독의 경고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의 본심은 달랐다. 그는 명단 발표와 함께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고 선발하지 않은 것은 아니고 어려운 환경 속에 있기에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오히려 기성용을 배려했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들의 기를 죽이는 것보다 믿음과 신뢰를 불어넣어주며 자신의 기량을 살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선수에게 궁지를 몰아주는 것보다 손을 내밀면서 음지에서 양지로 이끄는 리더십을 종종 발휘하곤 한다. 지난해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병역 논란을 일으켰던 박주영(28, 아스널)의 사례가 대표적인 예다.
이번 제외는 기성용이 현재의 악재를 극복할 수 있게 해준 배려였다. 홍명보 감독은 “유럽 이적 시장이 닫힐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선수의 개인적인 문제는 충분히 선수가 생각하고 있기에 문제는 되지 않는다. 기성용은 이미 검증 받은 선수다”고 재발탁의 문을 활짝 열어줬다.
또한 기성용에게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라고 주문했다. 스스로 위기를 극복해서 좀 더 성장해주기를 바라는 스승의 마음이 담겨있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를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우리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선수 본인은 답답하고 불안하겠지만, 조급해하지 말고 여유 있게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홍명보 감독의 배려에 다시 힘을 얻은 기성용이 재기의 날개를 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재현 기자
사진=스포탈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