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전남 드래곤즈 하석주 감독이 ‘애제자’ 윤석영(23, 퀸즈 파크 레인저스), 지동원(22, 선덜랜드)이 잉글랜드를 떠나 독일 무대에서 활약하길 바랐다.
하석주 감독은 28일 전남-경남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잉글랜드에 진출해 있는 윤석영과 지동원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전남 수석코치를 지낸 하석주 감독은 두 선수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까지 전남에 몸 담았던 윤석영은 자신의 왼발 후계자로 지목할 만큼 각별하다. 그는 최근 소속팀에서 확실히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한 두 선수에 대한 걱정과 진심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현재 QPR 윤석영은 2부리그(챔피언십)에서 활약 중이다. 7일(이하 한국시간) 리그컵에서 7개월 만에 데뷔전을 치렀다. 10일 2라운드 리그에도 선발 출전해 도움을 기록하는 등 조금씩 주전 자리를 꿰차고 있어 긍정적이다. 다만 챔피언십은 기량이나 상대적으로 프미리어리그에 비해 뒤쳐진다. 이로 인해 윤석영이 발전하기는커녕 기량이 퇴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지난 7개월 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이에 하석주 감독은 “언론이나 주변을 통해 챔피언십의 수준이 낮다는 얘기가 많다. 내 생각은 다르다. 챔피언십 중 몇몇 팀들은 상당히 수준이 높다”면서 “2부로 떨어지는 건 쉬우나 1부로 올라가는 건 정말 힘들다. (윤)석영이가 수 개월 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건 다 이유가 있다. 쟁쟁한 경쟁자들이 있고, 감독과 코칭 스태프들이 합의하 결정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QPR이라는 팀이 (박)지성이로 인해 미운 털이 박힌 건 사실이다. 하지만 석영이를 데려간 건 잠재된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조금씩 몸이 올라오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윤석영과 함께 전남 유스의 걸작 지동원은 선덜랜드로 돌아간 이후 좀처럼 자리를 못 잡고 있다. 28일 캐피털원컵에 선발로 출전했지만 후반 4분 만에 교체 됐다. 팬들조차 지동원이 아우크스부르크에 있을 때 모습이 실종됐다며 실망스러운 평가를 내렸다.
하석주 감독은 “선수마다 어떤 지도자를 만나고, 팀마다 색이 있는데 (지)동원이는 선덜랜드에 맞지 않는 것 같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모습을 보면 활발하고, 기회가 왔을 때 결정짓는 능력이 분명 있다”고 하면서 “이미 분데스리가에서 능력이 검증됐는데 다시 프리미어리그에서 헤매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다. 이적 시기는 끝난 것 같고,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되지 않겠냐”고 걱정했다.
이어 그는 “둘 다 내가 지켜 봐왔던 선수들이라 애착이 간다. 이번 시즌은 무조건 주전 확보에 사활을 걸고 내년 월드컵에 나갈 수 있는 컨디션을 유지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본인도 살고, 한국 대표팀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며 “월드컵을 기점으로 두 선수 모두 분데스리가에서 뛰었으면 한다. 선택은 선수 본인의 몫이지만 이미 세계축구의 흐름이 분데스리가로 흘러가고, 기량적 환경적으로 우리나라 선수들이 뛰기 최적이다. 더 큰 목표를 갖고 도전했으면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현민 기자
사진=BP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