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말 그대로 그의 선방은 신들린 것과 다름이 없었다. 경남FC 대 대구FC전은 ‘민철신(神)’ 백민철(35,경남)을 위한 날이었다.
경남은 22일 삼천포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구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29R에서 3-0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클래식 잔류 안정권 커트라인인 11위(승점 26)를 유지하며, 12위 대구(승점 21)와의 승점 차를 5점 차로 벌렸다.
이날 대구는 3실점 했으나 16개의 슈팅(경남 7개)을 시도할 정도로 밀어 붙였다. 경남은 대량 실점할 수 있는 위기를 맞이했으나 그 순간 경남 골키퍼 백민철이 있었다. 백민철은 후반 9분 송창호와 35분 아사모아의 페널티 킥을 막아냈다. 그 밖에 황일수, 레안드리뉴 등의 날카로운 슈팅들도 백민철 앞에서 저지 당했다. 경남에 환호성을 대구에는 패배의 눈물을 안기게 만들었다.
백민철은 “오랜만에 승리해서 기분 좋다. 그 동안 경기 내용은 괜찮은데 최근 8경기(3무 5패)에서 승이 없었다. 오늘 경기 전까지 대구와 승점 2점 차이였는데, 이를 극복해서 남은 경기 편안하게 갈 것 같다”고 승리에 기뻐했다.
그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대구에서 맹활약하며 ‘민철신’이라는 애칭이 붙여졌다. 대구에서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들이 있었기에 상대 공격수들의 특징을 잘 알고 있었다. 그의 신들린 선방이 있었던 요인 중에 하나이기도 했다.
백민철은 “송창호와 대구에서 2년 동안 있어서 특징을 잘 알고 있었다. 아사모아와 한 팀에서 뛰지 못했지만, 페널티킥 차는 모습을 보고 연구했는데, 운 좋게 잡힌 것 같다”고 선방 요인을 설명했다.
대구는 백민철에게 친정팀이나 다름이 없다. 주전으로 제대로 뛰게 해준 팀이며, 현재 백민철을 이끌게 해준 고마운 곳이다. 지난해 경남으로 이적하면서 적으로서 대구와의 재회를 노렸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경남 유니폼을 입은 후 처음으로 대구와 만났고, 옛 정을 버린 채 대구의 공세를 무력화 시켰다.
대구와 재회한 백민철은 “이적 후 대구와 첫 게임이었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대구 팬들에게 죄송하지만, 나는 경남 선수이고 팀이 이기는데 일조하고 싶었다”며 프로다운 모습을 잃지 않았다.
삼천포=한재현 기자
사진=경남F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