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대한민국 수비의 대세 홍정호(24, 아우크스부르크)의 독일 무대 데뷔전이 미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제 출발선에 선 홍정호가 조급함보다는 여유가 필요하다.
홍정호는 지난 21일 하노버 96과의 2013/2014 독일 분데스리가 6라운드 원정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 프라이부르크와의 5라운드에 이어 선발 출전은 물론 엔트리 명단에도 빠진 것이다. 지난 여름이적시장 막판 아우크스부르크에 입성하며 중앙 수비수로서 성공 사례를 보여주려는 의지와 함께 월드컵 출전을 노리는 홍정호 입장으로서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무리하게 출전을 감행할 경우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을 수 있다. 우선 경기에 나가서 자신이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홍정호는 타 선수들과 달리 팀에 늦게 합류했다. 시즌이 개막하고 합류했기에 선수들과 훈련을 통해서 제대로 발을 맞출 시간이 많지 않다. 수비라인은 어느 포지션보다 동료들과의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아직 독일어에 능숙하지 않기에 언어에 대한 적응이 필수다.
체력적인 면에서도 마찬가지다. 2012년 4월부터 지난 5월까지 1년 동안 부상과 재활을 거치며 실전에 나섰기에 체력적인 문제는 크지 않다. K리그는 물론 A대표팀에 소집되어 3달 동안 정신 없이 일정을 소화한 만큼 이듬해 5월까지 이어질 리그 일정도 감안해야 한다. 무리하게 나섰다가는 리그 막판은 물론 1달 뒤에 이어질 월드컵에서도 체력저하는 피할 수 없다.
아우크스부르크의 마르쿠스 바인지를 감독은 홍정호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면서도 미래를 보고 영입했다. 그의 데뷔를 놓고 서두르지 않고 있다. 지난 시즌 구자철(24, 볼프스부르크)와 지동원(22, 선덜랜드)를 임대로 데려와 잠자고 있는 가능성을 끌어낸 저력이 있다. 홍정호 자신도 바인지를 감독과의 만남을 통해 한 층 더 기량면에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25일 오전 2시(한국시간) 프로이센 뮌스터(3부리그)와 DFB 포칼컵 2라운드 원정을 앞두고 있다. 선수층이 얇고, 분데스리가 잔류가 우선인 아우크스부르크로서는 주전들을 쉬게 할 가능성이 있다. 홍정호의 독일 무대 데뷔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설상 데뷔전이 무산되더라도 시즌은 길고, 변수가 많기에 기회는 언제든 존재한다.
현재 호흡을 길게 하고, 언제든 경기에 나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홍정호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기에 기대치는 여전히 높다.
한재현 기자
사진=아우크스부르크 공식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