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한국축구 역대 최고 측면 수비수인 이영표(36)가 현역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대한축구협회는 14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2층 축구회관 대회의실에서 이영표의 공식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영표는 “이런 뜻 깊은 자리를 마련해주신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축구관계자,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며 운을 뗐다.
이어 자신이 직접 준비해온 편지를 꺼낸 이영표는 “우선 축구팬들께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2000년대 들어 한국축구의 가장 큰 문제는 수비 불안이었습니다. 그 중심에 제가 있었고, 사실 저 때문에 패한 경기가 한두 번이 아니었죠. 패배 앞에 정정당당하지 못했고 핑계 대기 바빴습니다. 때로는 한국축구와 K리그에 싫은 소리도 했는데 축구선진국들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며 한국선수로서 책임감이 들었습니다. 축구화를 신은지 27년이 됐는데 그라운드 밖을 내다볼 여유가 없었네요. 지금까지 1인칭 시점이었다면 앞으로는 한국축구가 발전하는데 도울 수 있다면 기꺼이 돕겠습니다. 지금까지 부족한 저를 이끌어주신 지도자분들과 많은 축구관계자, 팬들께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라며 진심을 담아 얘기했다.
현역시절 유럽과 중동 등 세계 각국리그에서 한국축구를 알리는데 힘쓴 이영표. 그의 프로생활 출발점은 K리그였다. 2000년 안양LG에 입단한 이영표는 2002년까지 70경기(3골 7도움)에 출전했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한 뒤 PSV 에인트호벤(네덜란드)로 이적하면서 K리그를 떠났다. 단 3년뿐이었지만 이영표의 마음속에는 항상 K리그가 있었다.
그는 “K리그에서 은퇴하지 않았는데 감히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K리그가 있었기에 내가 존재할 수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K리그에서 많은 걸 배웠던 기억이 있다”면서 “비록 나는 못 했지만 지금 해외에서 뛰는 후배들을 만나면 K리그 은퇴를 종종 권유한다. 앞으로 많은 후배들이 K리그에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신문로=이현민 기자
사진=스포탈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