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중원 사령관’ 박종우(24, 부산 아이파크)가 러시아전에서는 모습을 드러낼까.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9일 오후 11시 아랍에미리트 자벨 스타디움에서 러시아와 평가전을 한다. 지난 15일 브라질 월드컵 톱시드국 스위스를 상대로 2-1로 승리한 한국은 내친김에 러시아전 승리까지 넘보고 있다.
이번 러시아전의 초점은 중앙 미드필더로 누가 나서느냐다. 기성용(24, 선덜랜드)의 선발이 유력한 가운데 한 자리를 두고 장현수(22, FC도쿄), 박종우, 고명진(25, FC서울)이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전에서는 장현수가 기성용과 호흡을 맞췄는데 지난달 브라질(10월 12일, 0-2패), 말리(15일, 4-1승)전에 출격했던 한국영(23, 쇼난벨마레)보다 무게감이 떨어졌다. 투지는 넘쳤으나 수비진영에서 다소 엇박자를 내며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은 러시아전에서 변화 줄 것을 시사했고, 우선 순위로 기성용의 짝에 손을 댈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박종우, 고명진 둘 중에 한 선수라는 얘기다. 홍명보 감독의 스타일상 박종우가 출전한 가능성이 높다.
박종우는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 기성용과 함께 중원을 구축하며 사상 첫 동메달을 안겼다. 제2의 진공청소기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풍부한 활동량과 커팅 능력, 수비 가담에 이은 백업 플레이를 펼쳤다. 기성용은 공수조율과 패스로 공격의 물줄기 역할을, 박종우는 수비적인 부분에서 환상의 하모니를 만들었다.
이후 박종우는 A대표팀에 승선했고, 기성용과 함께 향후 한국의 중원의 책임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한국은 물론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독도 세리머니’ 논란으로 정신적인 부담이 가중됐다. 본인은 애써 부인했으나 플레이에도 큰 영향을 끼쳤고, 올해 대표팀과 K리그에서 추진력을 잃었다.
최강희 전 대표팀 감독이 계속 박종우를 불러 들였으나 올림픽 때만큼 포스가 없었다. 게다가 프로 2년 차에 불과한 이명주(23, 포항 스틸러스가)가 급성장했고, 최근에는 한국영까지 가세하면서 설 자리를 잃었다. 홍명보 감독이 부임한 두 박종우는 꾸준히 뽑혔지만 주전 경쟁에서 한참 밀렸다. 지난달 말리전에서 후반 43분 한국영과 교체된 것은 분명 시간벌기용이었다. 15일 스위스전에서는 소집 전 부상으로 낙마한 한국영을 대신해 출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장현수에게 밀렸다.
러시아전은 올해 마지막 평가전이다. 내년 1월 전지훈련 전까지 A매치가 없기 때문에 박종우는 이 경기를 통해 자신을 어필해야 한다.
한때 화제의 중심이었던 박종우가 이번 러시아전에서 기성용의 파트너로 재신임을 받을지 홍명보 감독의 선택이 기다려진다.
이현민 기자
사진=스포탈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