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2014 FIFA(국제축구연맹) 브라질 월드컵 본선이 5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본선 카운트 다운이 계속되면서 홍명보호의 담금질도 서서히 클라이막스에 치닫고 있다. A대표팀 홍명보 감독은 지난 14일부터 오는 2일까지 진행되는 브라질-미국 전지훈련에서 국내파 위주로 23명의 명단 편성했다. 유럽에서 뛰는 해외파들이 주가 되는 대표팀 현실에서 몇 자리 안 되는 국내파들의 브라질 본선행 티켓 생존 경쟁은 시작되었다. ‘인터풋볼’은 바늘구멍과 같은 홍심을 얻으려는 23명의 마지막 도전을 조명한다.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일궈냈던 홍명보 감독은 지난해 7월 A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자신과 함께 했던 ‘홍명보 키즈’를 중심으로 월드컵 준비를 해왔다. 그럼에도 새로운 얼굴 발굴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홍명보호에 신데렐라로 거듭났던 선수 중에 하나는 울산 현대의 오른쪽 측면 지배자 이용(28)이었다. 이용은 울산에서 꾸준한 활약으로 인정받았지만, 대표팀과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을 만나면서 그는 자신의 재능을 더 펼쳐 보였고, 20대 후반 꿈의 무대 월드컵으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26일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공수에 걸쳐 맹활약하는 등 그의 발걸음은 브라질에 가까워지고 있다.

[HISTORY] 오랜 무명 생활, 기다림과 노력으로 극복

이용의 축구인생은 화려함과 거리가 멀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축구를 시작하면서 남들보다 다소 출발이 늦었다. 체구가 작았고, 특징이 없었기에 대표팀은 고사하고 프로 무대로의 입성도 장담할 수 없었다.

엄청난 노력과 악바리 근성으로 자신의 약점을 극복해 내며 누구보다 알찬 선수로 성장했다. 이용은 2010년 중앙대를 졸업해 울산 유니폼을 입으며 프로 선수로서 도전을 시작했다. 2010년 25경기에 출전하며 무난한 출발을 한 그는 이듬해 송종국의 은퇴와 오범석(경찰축구단)이 수원 블루윙즈로 이적하면서 팀 내에서 그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2011년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울산의 완전한 주전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2012년 팀을 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려놨고, 2013년 그의 기량이 물 오르면서 7월 홍명보 감독의 선택을 받아 처음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7월 동아시안컵 중국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페루와의 평가전부터 꾸준히 출전하며 자신의 이름을 팬들에게 널리 알렸다. 이용의 적극적인 돌파와 날카로운 크로스, 상대 공격수와의 대결에서 물러서지 않은 자신감은 홍명보 감독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2014년 첫 경기인 코스타리카전에서 오른쪽 측면 수비수는 이용이었다. 그는 한 층 더 물오른 기량으로 대표팀 측면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전반 10분 김신욱의 결승골에 간접적으로 기여했다. 이용은 오랜 인내와 노력으로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나가고 있었다.

[SURVIVAL MISSION] 적극적인 공격은 합격, 안정감은 좀 더

이용의 큰 강점은 날카로운 공격가담과 이에 따른 정확한 크로스와 패스가 일품이다. 특히 울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근호(상주)와 김신욱(울산)과의 호흡이 좋다. 이들이 함께 뭉친 스위스전부터 시작해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까지 이용의 날카로운 크로스와 패스는 이근호와 김신욱에게 많이 배달됐다. 서로 성향을 잘 알기에 이용의 공격가담이 빛을 내는 것이다. 다른 동료들과의 호흡이 맞춰진다면 시너지 효과는 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국제대회 경험부족과 공격가담 후 수비 전환에서 다소 약점을 드러내곤 했다. 지난 10월 브라질전에서 공격 가담 후 수비 전환 시 빠르게 들어오는 브라질 공격수들에게 고전을 했었다. 월드컵 본선에서 벨기에, 알제리, 러시아 공격수들의 침투 돌파가 좋은 만큼 이용이 반드시 참고해야 할 사항이다.

또한 부상도 반드시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이번 코스타리카전에서 의욕이 지나쳐 가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후반전에는 상대의 거친 태클에 심한 부상을 당할 뻔했다. 상대의 거친 플레이에 좀 더 집중해야 부상에서 피할 수 있다.

[CHEERS] "노력형이 천재형을 이긴 걸 증명했다" From 전 울산 현대 감독 김호곤

지난해까지 울산의 지휘봉을 잡았던 김호곤 전 감독은 이용의 노력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봤다. 이전까지 특별한 경력과 특징이 없었던 이용을 과감하게 기용한 것은 독한 노력을 통해 성장한 점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이용은 김호곤 감독의 배려와 조련 속에 울산에서 꾸준히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고, 결국 홍명보 감독의 눈에 띄어 월드컵에 갈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용의 축구 인생에서 김호곤 감독은 은인인 셈이다.

김호곤 감독은 “이용은 노력형이 천재형을 넘어설 수 있다는 걸 입증했다. 대표팀 내에서도 충분히 해볼 수 있는 선수다”며 “유감없이 실력을 발휘해 꾸준히 대표팀에 머물러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애정 어린 조언으로 제자가 꿈의 무대로 가기를 바랐다.

::: FACT FILE 이용

생년월일: 1986년 12월 24일

소속팀: 울산 현대

신장: 180cm

몸무게: 74kg

포지션: 오른쪽 측면 수비수

선수경력: 울산(2010년~)

대표경력: A매치 8경기

한재현 기자

사진=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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