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홍명보호는 설 연휴 첫 날 북중미 강호 멕시코와 대결을 앞두고 있다. 양 팀 다 최정의 멤버들은 아니지만, 월드컵을 대비해 어려우면서도 알찬 시험이 될 것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30일 오전 11시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알라모돔에서 멕시코와 평가전을 치른다. 지난 25일 코스타리카전에서 1-0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은 새해 첫 경기 승리를 거둔 한국은 멕시코전에서 기세를 이어가 전지훈련 성과를 점검하는 동시에 본선 무대를 앞두고 자신감 유지를 노리고 있다.

최전방 공격수 김신욱(26, 울산)에 대한 기대가 크다. 김신욱은 지난 25일 코스타리카전에서 결승골은 물론 상대 수비수를 흔드는 포스트 플레이와 움직임, 연계 플레이로 대표팀 공격에 활력소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멕시코 수비수들의 체격과 특성이 지난 코스타리카와 비슷한 만큼 똑 같은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전날 기자회견에서 “동아시안컵과 달리 선수 대부분을 교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많지는 않겠지만 포지션에 따라 약간의 변화는 있을 것이다. 몇몇 새로운 선수를 보게 될 것이다”라고 밝히며 큰 폭의 실험은 없을 거라 못박았다. 여러 선수들의 시험도 중요하지만,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데 있어 흔들림 없이 가려는 홍명보 감독의 속내를 볼 수 있다.

그 중 치열한 몇몇 포지션은 바뀔 것이다. 아직 주인이 정해지지지 않은 골키퍼에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코스타리카전에서는 김승규(24, 울산)이 출전했지만, 정성룡(29, 수원) 역시 다시 한번 홍명보 감독의 시험대에 오르려 한다. 붙박이 골키퍼였던 그는 지난해 말부터 거듭된 실수로 김승규와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 동안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거듭했던 노력을 멕시코전에서 증명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기성용(25, 선덜랜드)와 함께 짝을 지을 수비형 미드필더 경쟁도 뜨겁다. 박종우(25, 부산)와 이명주(24, 포항)이 먼저 시험대 올랐다면, 송진형(27, 제주)와 이호(30, 상주) 둘 중 홍명보 감독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8년 만에 월드컵에 재도전 하는 이호는 상주에서 맹활약을 했고, 경험이 풍부한 만큼 출전 가능성이 높다. 기성용의 짝이 될 남자들의 뜨거운 주전 경쟁은 멕시코전에서 계속 될 것이다.

무엇보다 코스타리카전에서 나왔던 장점들을 살려야 한다. 빠른 패스와 역습 전개, 효율적인 압박과 측면 공격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월드컵까지 5개월도 채 안 남았고, 소집 시간이 짧기에 약점 극복보다 홍명보호 만의 장점을 멕시코전에서 얼마나 녹여내는 것이 승부에 관건이다.

이번에 상대할 멕시코는 현재 FIFA(국제축구연맹) 21위로 현재 53위인 우리보다 22단계 높다. 매 번 월드컵에 나설 때 마다 16강 이상 성적을 거둘 정도로 강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맨유) 등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빠졌지만, 지난해 11월 뉴질랜드와 월드컵 플레이오프전 이후 손발을 맞춰오면서 조직력이 좋다. 또한 현 대표팀 전력에서 국내파 비중이 높기에 쉬운 경기는 못할 것이다.

또한 경기가 열릴 샌안토니오 알라모돔은 5만 5천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이미 5만 명분의 표가 팔렸다. 샌안토니오 인구의 60% 정도가 멕시코 이민자 출신인 만큼 원정에서 싸우는 것과 다름 없다. 아직 국제 대회 경험이 적은 현 멤버들에게 힘들지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홍명보호로서는 월드컵을 앞두고 제대로 된 시험 무대를 치르는 셈이다.

홍명보호의 어려운 모의고사인 멕시코전에서 승패를 떠나 많은 것을 얻고 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재현 기자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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