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2014 FIFA(국제축구연맹) 브라질 월드컵 본선이 5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본선 카운트 다운이 계속되면서 홍명보호의 담금질도 서서히 클라이막스에 치닫고 있다. A대표팀 홍명보 감독은 지난 14일부터 오는 2일까지 진행되는 브라질-미국 전지훈련에서 국내파 위주로 23명의 명단 편성했다. 유럽에서 뛰는 해외파들이 주가 되는 대표팀 현실에서 몇 자리 안 되는 국내파들의 브라질 본선행 티켓 생존 경쟁은 시작되었다. ‘인터풋볼’은 바늘구멍과 같은 홍심을 얻으려는 23명의 마지막 도전을 조명한다.

무명의 선수에서 늦깎이 대표팀 선수로. 하지만 아쉽게 무산된 A매치 데뷔전. 이지남(30)의 지난 3주간의 여정은 마치 '한 여름밤의 꿈'과 같았다. 그래도 이지남의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늘의 실패는 내일의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는 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새로운 도전과 함께 더욱 강한 남자로 거듭나고 있었다.

[HISTORY] 무명의 반란? 대구의 지명보로 불러다오

2003년 안양LG(현 FC 서울)에서 연습생으로 프로무대를 노크했던 이지남은 이듬해 K리그 무대에 데뷔했으며 경찰축구단, 경남 FC를 거쳐 2011년 대구에 입단했다. 그의 포지션은 바뀐 유니폼만큼이나 다양했다. 중앙 미드필더로 시작했지만 공격수, 측면 수비수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했다. "골키퍼 빼고 다해봤다"라고 말했을 정도.

대구에서 그의 첫 포지션은 측면 수비수였다. 하지만 2012년 중앙 수비수로 자리를 옮기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183cm, 77kg의 건장한 체격에 제공권 장악을 비롯해 대인마크와 수비리딩, 위치선정까지 중앙 수비수로서의 매력을 마음껏 드러냈다. 2013년에는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기도 했다.

특히 홍명보 감독의 현역시절 모습처럼 먼저 생각해서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영리한 플레이와 리더십을 갖춰 팀 동료들에게는 대구 홍명보라는 뜻의 ‘지남보’로 불리고 있다. 대구가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됐지만 그의 주가만큼은 강등되지 않았다. 30살의 적지 않은 나이에 생애 처음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고 중국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URVIVAL MISSION]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이번 전훈에서 이지남은 A매치 데뷔전이 유력했다. 간판 수비수인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와 김영권(광저우 헝다)가 소집 명단에서 제외됐으며 장현수(광저우 부리)마저 부상으로 불참했기 때문.

하지만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김기희(전북), 강민수(울산), 김주영(서울)이 기회가 잡은 반면 이지남은 단 한 경기도 치르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멕시코전을 기점으로 수비라인이 붕괴되면서 그의 이름도 덩달아 묻히고 말았다.

현재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존재감. 궂은 일을 통해 팀에 힘을 보태는 전형적인 블루칼라워커 선수로 기록지상의 활약은 여간해선 돋보이지 않지만 중국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을 통해 홍명보호가 필요로 하는 마지막 퍼즐조각이 될 필요가 있다.

[CHEERS] "K리그에서 경쟁력을 보여준 선수" From 한국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

현재 대표팀 중앙 수비라인은 20대 선수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곽태휘(33, 알 힐랄)의 본선행 합류가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경험과 기량을 모두 갖춘 대안으로 이지남이 떠오르고 있다. 홍명보 감독 역시 "포지션은 물론 나이로 봐서도 전체적인 밸런스가 있으면 좋겠다. 이지남은 K리그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 FACT FILE 이지남

생년월일: 1984년 11월 21일

소속팀: 대구 FC

신장: 183cm

몸무게: 77kg

포지션: 중앙수비수

선수경력: FC 서울(2004), 경남 FC(2007~2010), 대구 FC(2011~현재)

대표경력: -

이경헌 기자

사진제공=대구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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