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지난 리버풀전의 대패는 2014년을 프리미어리그 선두로 시작한 아스널 특유의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한 경기였다. 오히려 아슬아슬한 정상의 자리 이면에 숨어있던 불안정한 모습들이 모두 드러나면서 단순히 리그경기 1패 이상의 데미지를 받았다.
물론 아직 남은 경기는 많고 우승을 향한 기회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아스널이 원하는 ‘우승’은 어떤 것일까? 프리미어리그인지 챔피언스리그인지 FA컵인지 이제 확실히 결정을 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리고 그 결정은 앞으로 남겨진 3번의 홈경기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려있다.
아스널은 13일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시작으로 17일 리버풀, 20일에는 바이에른뮌헨를 상대하게 된다. 맨유는 프리미어리그이며 리버풀은 FA컵 16강전이며, 뮌헨은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으로 모두 홈구장인 에미레이츠스타디움에서 진행된다.
사실상 올 시즌의 성과를 결정짓는 중요한 경기가 2월에 집중되어 있는 아스널로서는 그나마 세 경기 모두 홈에서 열린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아야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이 세 번의 경기를 과연 아스날이 모든 전력을 다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여름 런던에 입성하며 아스널이 우승을 노릴 수 있는 핵심선수가 된 메수트 외질은 단점인 체력저하가 뚜렷히 보이고 있다. 지난 리버풀과의 경기에서도 상대의 집중적인 압박수비에 외질은 자신의 플레이를 전혀 하지 못한 채 교체아웃 되었다. 대체자가 없는 올리비에 지루도 혼자서 공격진을 이끌고는 있지만 컨디션이 떨어지는 것이 눈에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아론 램지가 부상에서 아직 복귀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나마 지루의 부담을 함께하던 윌콧의 경우에는 아예 시즌 아웃이 되어버렸다. 우승을 경쟁하고 있는 챌시와 맨시티보다 상대적으로 빈약한 아스널의 벤치는 쉴 새 없이 라인업에 오르는 선수들의 피로는 누적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맨유를 비롯해 지난 라운드 대패의 기억을 안겨준 리버풀, 명실공히 현 유럽 최강팀인 뮌헨을 연속으로 만나는 아스널은 어떤 경기에 집중하여 승리를 위한 최고의 전력을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선택을 해야할 것이다.
현재의 아스날의 스쿼드는 극도로 제한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의 세 경기를 모두 잡으려고 하다가 자칫 모든 우승컵을 놓치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 FA컵 중 벵거 감독과 아스널은 진정으로 원하는 우승컵이 어떤 것일까? 가장 간절한 우승컵을 위한 경기에 최고의 전력을 보여준다면 적어도 하나는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3개의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한다면 최고의 시즌을 보낼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의 아스널로서는 쉽지 않은 모험의 길을 가서는 안된다.
한 때는 우승 가능성이 충분해 보이던 시즌이었는데 이제는 그 어떤 우승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는 위기가 보이려고 하고 있다. 아스날에게는 ‘진정으로 원하는 우승’을 선택하여 집중해야할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글=우승호 객원 에디터
# 객원 에디터는 축구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다루기 위해 축구의 모든 것 '인터풋볼'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 에디터의 기사는 본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