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별 구분 없이 이용 가능한 ‘성중립 화장실’이 싱가포르에 등장해 큰 화제다. 싱가포르 썬텍 컨벤션 센터는 최근 8월 미국의 비영리 재단인 위키미디어 재단 (Wikimedia Foundation) 주최로 열린 위키마니아 2023 행사 기간 ‘성중립 화장실’을 운영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1일 전했다.
남자 화장실을 표시하는 표지판과 여자 화장실을 표시하는 표지판을 반반씩 붙여 표시한 '성중립' 화장실은 썬텍 컨벤션 센터 기존 3층에 있는 여자 화장실 11개 칸을 개조했다. 위키미디어 재단이 소수 집단에 대한 포용적 태도를 표현하기 위해 행사 장소에 직접 성중립 화장실의 설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구조만 개조한 것이 아니라 화장실 방향제 역시 특정 향에 민감한 사람들을 위해 무향으로 변경했고 조용한 공간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무소음 화장실 칸도 마련했다.
화장실 앞에 남성 표시와 여성 표시가 동시에 되어 있는 ‘성중립’ 화장실을 운영하고 있는 일부 국가들이 있지만 아직도 ‘성중립’ 화장실은 현재 세계 곳곳에서 이슈화 되고 있다. 국내 몇몇 대학에서도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에 등장한 성중립 화장실의 등장에 대한 찬반 여론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성소수자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 “과연 선진국답다”는 등의 찬성 여론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성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 “안전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실제 ‘성중립’ 화장실 내에서 성범죄와 폭행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2020년 3월 미국 위스콘신주의 한 고등학교에 설치된 성중립 화장실에서 18세 남학생이 여학생을 성폭행해 성중립 화장실이 폐쇄됐다.
올해 3월 영국 코번트리에 있는 한 중학교에서는 여학생이 ‘성중립’ 화장실을 이용하는 도중 다수의 남학생들로부터 폭행당했고 지난 6월 런던의 한 중학교에서도 10대 남학생이 ‘성중립’ 화장실에서 여학생들을 상대로 4건의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