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풋볼] 박지원 기자= 좋은 예시가 있다. 2010년 프랑스 대표팀이 했던 것처럼, 필요 없는 무리는 내보내면 된다. 그래야 쇄신이 가능하다. 지금 이 ‘골든타임’을 놓치면 끝도 없는 암흑기가 이어지게 된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4강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4강’이라는 표면적인 성적만 볼 때는 나쁘지 않다고 볼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실패였다. 무능력한 위르겐 클린스만을 앉힌 대한축구협회와 정몽규 회장으로 인해서 대표팀은 어려움을 겪었고, 황금세대를 구축하고도 우승컵을 손에 거머쥘 수 없었다. 애당초 우리의 목표는 우승이었지, 4강이 아니었다.
대회 종료 후, 축구 팬들은 폭발했고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과 정몽규 회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참혹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길 바랐고, 요구의 목소리에 반응하길 원했다. 하지만 이를 가볍게 무시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귀국하자마자 이틀 만에 미국으로 출국했고, 정몽규 회장은 임원 회의에 불참했다. 가장 최전선에 있어야 할 이들이 뒤로 숨는 ‘촌극’이 발생한 것.
이런 상황에서 대한축구협회는 선수들을 ‘방패막이’로 세웠다. 14일(한국시간) 영국 ‘더 선’은 한국 대표팀의 불화설을 조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손흥민이 어린 선수들과 마찰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손가락 탈구가 발생했다.

선수단 내에서의 다툼은 한국 대표팀뿐만 아니라 어떤 팀에서든 일어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을 대한축구협회가 인정했다는 것.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인터풋볼’과의 통화에서 “요르단과의 준결승전 전날, 손흥민이 탁구를 치러 가는 선수들을 보며 ‘경기 전날인데 자중하자’라고 했다. 그 과정에서 언쟁, 마찰이 벌어졌고 이야기가 나오는 일이 벌어졌다. 젊은 선수들과 마찰이었다”라고 인정했다. 라커룸에서 일어난 일은 라커룸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이를 널리 알리며 갈등을 부추겼다.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다.
이러한 이슈를 인정한다는 것, 현재 자신들을 향한 화살을 회피하기 위함으로밖에 안 보인다. 어떤 축구협회가 선수들을 내세워 상황을 무마시키려고 할까. 그러나 대한축구협회는 가능하다. 이전에도 같은 사례는 아니지만, 승부조작 축구인을 사면한다는 발표를 A매치 킥오프 전 한 시간 전에 해 한국 축구를 뒤흔들었다. 이러한 전적이 있는 협회인 만큼, 따가운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다.

모든 책임은 대한축구협회, 그리고 정몽규 회장이 물어야 한다. ‘무능’ 클린스만 감독도 마찬가지. 프랑스 대표팀은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졸장의 레몽 도메네크 감독과 내분으로 인해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이후 도메네크 감독과 장-피에르 에스칼레트 프랑스축구협회 회장은 국회 청문회에 불려 갔고, 대표팀의 분열과 참패에 대해 규명을 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둘 다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본질을 흐려서는 안 된다. 선결 과제는 정몽규 회장과 클린스만 감독을 쳐내야 하는 것이다. 당장 잘라내지 않으면, 한국 축구는 암흑기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프랑스 대표팀 역시 결단을 내린 후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디디에 데샹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에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2020-21 네이션스리그 우승-2023 카타르 월드컵 준우승 등의 성과를 올렸다.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