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풋볼=신동훈 기자(대전)] 강윤성의 골에는 감동이 있었다.
대전하나시티즌과 강원FC는 22일 오후 2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7라운드(파이널A 4라운드)에서 1-1로 비겼다. 이날 관중은 9,102명이었다.
강윤성이 오랜만에 골을 넣었다. 전반 22분 에르난데스가 내준 걸 감아차기 슈팅으로 보내 골을 기록했다. 2023년 8월 13일 FC서울전 4-3 승리 당시 골을 넣은 후 832일 만에 골이었다. 결승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강윤성 골은 본인에게 의미가 컸다.
강윤성은 대전 시티즌 시절부터 뛰었던 선수다. 제주 SK로 이적하긴 했지만 김천 상무에서 군 생활을 마친 후 대전으로 돌아왔다. 좌우 풀백, 미드필더까지 소화하면서 멀티성을 보여줬다. 프로 데뷔를 대전 시티즌에서 한 선수답게 대전에 대한 충성심이 대단했다. 대전 팬들의 사랑도 한몸에 받았다. 시즌 초반에는 계속 기회를 얻었지만 점차 명단에서 빠지거나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럼에도 묵묵히 기회를 기다리던 강윤성은 득점으로 마지막 홈 경기에서 웃을 수 있었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의지가 남다르다. 경기에 나서고 싶은 의욕들이 경기장에서 표출됐다. 경기에 못 뛰어서 나도 아쉬웠는데 오늘 많이 해소를 했을 것 같다. 앞으로도 자신감 갖고 했으면 한다"라고 하며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강윤성은 믹스트존에서 "두 달 정도 만에 선발로 나섰다. 내가 잘할 수 있을지 의심도 있었다. 경기장에 들어와 팬들에게 폐를 안 끼치겠다는 생각으로 뛰었다. 괜찮은 모습을 보이고 골도 넣을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생골이라고 밝혔다. 강윤성은 "처음 슈팅을 했을 때만 해도 잘 찬 느낌만 있었고 골이 들어간 것만 봤다. 경기 끝나고 골을 봤는데 생각보다 멋지더라. 멋있게 들어갔다. 에르난데스가 내가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세기로 패스를 했고 잘 찼다. 추후에 아기가 태어나면 보여주고 싶은 득점이다"고 말했다.

세리머니도 인상적이었다. 처음엔 고개를 떨구고 얼굴을 감싸더니 하트를 날리고 대전 홈 팬들을 향해 경례 세리머니도 했다. 강윤성은 "울컥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오랜만에 뛴 경기에서 골을 넣으니까 감정이 올라오더라. 물론 안 울었다(웃음). 그리고 경기를 항상 보는 부모님, 외할머니가 생각 났고 곧 결혼할 여자친구도 생각났다. 중계 카메라에 하트를 하고 경기장에 온 여자친구를 향해 하트 세리머니를 했다. 이후 대전 서포터즈들이 대전에 돌아왔을 때 골 넣고 경례 세리머니를 해달라는 게 생각나서 했다. 2년 전에는 못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강윤성은 "축구선수 생활을 하면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다. 그런 부분에서 흔들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주변에서 많이 도와줬다. 안 힘들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있어 멘털을 잡고 경기에 나갈 수 있었다. 경기에 못 뛰면 루틴을 만들었다. 10km 이상 런닝을 한다. 계속 뛰고 몸을 만들려고 했다. 뛰기 싫어 경기에 뛰고 싶을 때도 있었다. 10km를 그냥 뛰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오늘은 경기를 뛰어서 런닝을 안 해도 되니 다행이다. 푹 쉬려고 한다"고 했다.

불만만 늘어놓지 않고 좌절하지 않은 것이 강윤성에게 기회로 찾아왔고 살릴 수 있었다. 강윤성은 "시즌 초반에는 비장한 마음도 들었다. 높은 순위를 잘 지키자는 마음도 컸다. 비장함을 버리고 동료들과 재미있게 축구를 하자는 마음이 생겨 축구의 본질을 더 즐기려고 했다. 경기력은 떨어진 게 나도 느꼈다. 선수들이 빨리 오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마지막 한 경기가 남았는데 보완을 잘해서 뛰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면서 경기를 되짚고 자신을 돌아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