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풋볼] 골키퍼는 이제 더 이상 기피 포지션이 아니다. 그만큼 현대 축구에 있어서 중요한 포지션이지만 우리는 골키퍼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인터풋볼'이 준비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월드컵 최초의 무실점 경기 골키퍼이자, 골키퍼의 스타플레이어 시대를 열었던 '레전드' 최인영이 차원이 다른 축구 이야기를 들려준다. [편집자주]
2025시즌 K리그1은 전북 현대의 우승이 이미 확정되면서 상위권 경쟁의 열기가 다소 식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시선을 파이널 B로 돌리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드라마틱한 K리그1 잔류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한 상위권 싸움 못지않게, 강등을 피하려는 하위권 팀들의 사투는 축구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24시즌, 플레이오프를 통해 극적으로 K리그1에 잔류했던 대구FC가 올 시즌에도 최하위를 기록하며 또 한 번의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대구는 최근 광주FC와의 경기에서 추가 시간에 터진 득점으로 1-0 승리를 거두며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같은 라운드에서 제주는 안양FC에 패배, 남은 두 경기를 앞두고 대구와 제주 간의 승점 차는 3점으로 좁혀졌다. 대구와 제주의 직접 맞대결이 남아있어, 대구의 극적 잔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K리그1 파이널B 순위는 9위 울산(44점), 10위 수원FC(39점), 11위 제주(35점), 12위 대구(32점) 순이다. 12위 팀은 K리그2로 자동 강등되지만, 11위 팀은 K리그2 플레이오프 승자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잔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대구로서는 11위로 올라서기 위한 총력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러한 잔류 전쟁의 중심에는 감독 교체라는 변수도 작용하고 있다. 울산과 제주는 시즌 중 감독 교체가 있었으며, 대구 역시 감독 경질로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태다.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선수들의 심리적 동요 또한 클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박빙의 상황과 중요한 경기를 앞둔 선수단이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첫째, 오직 '승리'에 집중하라. 현재 상황에서는 경기 전술이나 내용보다는 '승리' 그 자체가 최우선 목표다. 상대 선수보다 한 발 더 뛰는 끈질긴 플레이를 통해 기필코 승점 3점을 획득해야 한다. 하위권의 치열한 승부는 대개 1-0 또는 0-0 무승부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양 팀 모두 수비에 전력을 쏟아 붓는 경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둘째, 과도한 의욕은 경계해야 한다. 선수들의 강한 승리 의지는 중요하나, 지나친 의욕이 거친 파울이나 강한 항의로 이어져 경고나 퇴장을 당하는 것은 팀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냉철함 속에서 강렬한 투지를 발휘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경기 종료 휘슬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 대구가 이번 경기에서 추가 시간에 득점하며 승리했듯, 마지막까지 물고 늘어지는 끈기가 중요하다. 이번 라운드 수원FC가 울산전에서 추가 시간 득점을 올렸으나 비디오판독(VAR) 결과 오프사이드로 취소된 사례는 경기 종료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아야 함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글=최인영(1994년 미국 월드컵 국가대표 골키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