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신동훈 기자(대전)] 결과는 승리였지만 내용부터 인터뷰까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순간의 연속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14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볼리비아에 2-0으로 승리했다. 경기장에는 관중 33,852명이 찾아왔다.

홍명보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6월 2025 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때부터 유지했던 3백이 아닌 4백이었다. 계속해서 3-4-3 포메이션을 유지한 만큼, 내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선 3-4-3 포메이션을 쓸 가능성이 높으나 다른 포메이션 경쟁력과 선수들 간 호흡을 알아보기 위해 4-2-3-1 포메이션을 쓴 듯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결과는 손흥민의 프리킥 골, 조규성의 감격스러운 복귀 골로 2-0으로 종료됐다. 결과는 승리였지만 내용은 매우 아쉬웠다. 어떤 부분을 준비했는지 알 수 없었다. 황인범-백승호 등이 부상을 당해 김진규-원두재가 중원에 나왔고 김민재 짝으로 가시마 앤틀러스 왼발 센터백 김태현이 나왔다. 기존에 선발로서 기회를 잘 받지 못하던 선수들이 나와 경쟁력을 확인할 수는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어떤 부분을 평가하기 위해 준비했는지 궁금증을 모았다.

공격 전개 시 '따로' 움직였다. 공을 빼앗으면 어떻게 올라가야 하는지 준비된 패턴으로 나아가는 게 아니라 선수 개인의 돌파에만 의존했다. 선수 한 명이 공을 치고 달리며 역습으로 올라갈 때 따라오는동료들이 없기도 했다. 세부적인 부분에서 준비된 게 없어 보였다. 점차 볼리비아 압박에 고전하고 점유율까지 내주는 상황이 벌어진 이유다.

원톱 손흥민은 고립되어 공이 아예 오지 않자 내려왔다. 다른 동료가 올라가야 했는데 모두가 페널티 박스 밖에서 움직였다. 공을 끌고 올라와 크로스를 올리거나 침투 패스를 넣으려고 해도 전방에 선수가 없었다. 마찬가지로 서로가 움직일 때 누가 들어가고, 누가 빠져야 하는지 약속된 게 부족하거나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월드컵 2포트를 사수하기 위해서 이기는 게 중요했지만, 일단 '평가전'이다. 결과를 얻으면서도 내용에서도 발견할 부분이 있어야 한다. 새롭게 들어온 선수가 있다면 그 선수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이전과 다른 틀로 경기에 나왔다면 어떤 새로운 방식을 차용했는지, 기존 선수들이 많이 나왔다면 새로운 패턴을 추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든지 했어야 한다. 평가전이 열리는 기간이라 평가전을 하기 위해 나온 듯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해왔던 포메이션에서 4백으로 바꿔서 나왔다. 거기에는 한 두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동안 우리가 하지 않았던 걸 얼마나 짧은 시간에 변화를 줘서 적응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선수들에게 실험적인 걸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준비하지 않았던 걸 선수들에게 시켜 실험하고 싶었다는 이야기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의문이 남았다.

그러면서 "아무리 약한 상대하고 경기를 해도 전반전에 득점한다는 건 그렇게 쉽지가 않다. 이유는 상대도 그만큼 힘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완벽하게 할 수 있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고 하며 특히 아쉬웠던 전반에 대해 변명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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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패턴이 부족하다고 하자 "노력해야 한다"라는 말만 내놓았다. "그동안 해왔던 방법과 다른 형태의 포메이션이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부족함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어떤 노력을 했는데 안 됐고,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듣고 싶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이것이었다. 인터뷰에서도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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