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풋볼=신동훈 기자(서귀포)] "절대 포기하지 말자."
대구FC와 제주 SK는 23일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7라운드(파이널B 4라운드)에서 1-1로 비겼다. 제주와 대구 순위는 각각 11위, 12위로 유지가 됐다. 이날 9,246명이 경기장을 찾아왔다.
두 팀의 대결은 멸망전이라고 불렸다. 대구가 패하면 자동 강등이 확정되고, 제주가 패하면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었다. K리그1 경기는 이날 이 경기만 열렸다. 모든 시선이 집중됐다.
멸망전답게 경기 열기는 대단했다. 시작 전부터 많은 관중들이 왔고 긴장감 속에서 치러졌다. 제주 홈 팬들도 많이 찾아왔지만 대구 원정 팬들이 더 눈에 띄었다. 일요일에 서귀포에서 하는 경기임에도 많은 팬들이 자리했다. 제주공항 때부터 대구 유니폼을 입은 팬들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은 팬이 대구를 응원하기 위해 왔다.

패한다면 10년 만에 K리그2로 떨어지는 거라 응원 목소리는 매우 컸다. 제주 홈 팬들에게 밀리지 않았다. 유리 조나탄에게 실점을 한 뒤에도 대구 팬들의 목소리는 줄어들지 않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에드가가 들어와 공격에 활력이 띄자 데시벨을 높아졌다. 지오바니 동점골 후엔 제주월드컵경기장은 대구 팬들의 함성으로만 가득했다.
에드가가 골을 넣었을 때는 광란의 도가니였다. 하지만 에드가 골은 비디오 판독 결과 이전 상황에서 파울이 확인돼 취소됐다. 이후에도 대구 팬들은 열정적인 응원을 보냈다. 응원을 보며 탄성이 나올 정도였다. 후반 추가시간 12분까지 가는 혈투 끝에 결과는 1-1 무승부였다. 대구는 자동 강등을 피했고 최종전인 FC안양과 홈 경기에서 운명을 결정 짓게 됐다.
김병수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대구에서 많은 분들이 응원을 와주셨다. 승리를 안겨 드렸다가 다시 빼앗아서 죄송한 마음이 든다"고 팬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황재원은 "대구 팬분들이 제주월드컵경기장을 대구의 홈으로 만들어주셨다. 원하는 결과 얻지 못해 죄송하다. 염치 없지만 마지막 한 경기도 응원을 부탁드린다. 승리를 해 잔류 희망을 꼭 키우겠다"고 이야기했다.

대구 팬들의 응원이 코칭 스태프, 선수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동기부여를 선사한 걸 알 수 있었다. 대구 팬들은 "절대 포기하지 말자"가 적힌 걸개를 들었다. 올 시즌 내내 부진으로 조기 강등이 사실상 확정적이었는데 이 문구를 보고 모두가 포기하지 않은 결과, 지금까지 왔다. 대구는 팬들의 응원과 메시지를 각인한 채 안양전을 준비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