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풋볼=김은성 기자] 아스널을 떠났던 셀틱의 키어런 티어니가 스코틀랜드의 승리를 이끌며 영웅으로 등극했다.
스코틀랜드는 19일(이하 한국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햄던 파크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조별리그 C조 6차전 최종전에서 덴마크에 4-2 승리를 거뒀다. 경기 전까지 2위였던 스코틀랜드는 이날 승리로 6경기 4승 1무 1패(승점 13점)를 기록, 덴마크(승점 11점)를 제치고 조 1위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경기 전체가 한 편의 드라마였다. 전반 3분 스콧 맥토미니의 환상적인 바이시클킥으로 앞서간 스코틀랜드는 후반 12분 라스무스 호일룬에게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 한 골씩 주고받으며 2-2 동점 상황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돌입했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티어니였다. 티어니는 후반 추가시간 3분 엄청난 중거리 골을 성공시키며 팀에게 리드를 안겼다. 티어니의 득점으로 기세를 탄 스코틀랜드는 후반 추가시간 8분 케니 맥린의 쐐기골로 4-2 승리를 챙겼다.
결승골을 넣은 티어니는 감격의 인터뷰를 전했다. 영국 ‘데일리레코드’에 따르면, 티어니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정말 비현실적이다. 이렇게 중요한 골을 넣어본 적은 한 번도 없다. 나라, 코칭스태프, 팀을 위해 이런 순간을 만들었다는 사실에 정말 말도 안 되게 기분이 좋았다”며 득점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힘든 시기를 겪었던 티어니였기에 이날 활약은 의미가 더 컸다. 과거 아스널에서 뛰었던 그는 잦은 부상으로 팀에서 입지를 잃었고, 아르테타 감독이 왼쪽 풀백에게 중원에 가담하는 역할을 주문한 이후에는 전력 외로 분류됐다. 심지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에서 당한 부상으로 6개월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매우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아주 특별한 순간이다. 최근 몇 년은 부상도 많았고, 여러모로 힘든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게 축구고, 인생이다. 나는 그저 계속 나아가려고 했다. 최선을 다하고, 힘든 시간을 버티고 나아갔다. 그러다 이런 순간을 맞으니 모든 게 보상받는 기분”이라며 감격했다.
이어 “마지막 장면은 정말 미쳤다. 벤치 쪽으로 뛰어가는데, 코칭스태프뿐만 아니라 모든 스태프들이 튀어나와 있었다. 우리 팀의 가장 큰 장점이 결속력이라는 걸 보여줬다.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우리는 항상 서로 곁에 있다”며 팀의 끈끈한 분위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티어니의 골을 앞세운 스코틀랜드는 본선 진출을 확정하며 28년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됐다. 티어니가 만들어낸 기적이 월드컵 무대에서도 계속될지, 스코틀랜드의 앞길에 눈길이 쏠린다.

